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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번방 박사, 갓갓 일당 신상공개는 기본이다

  • [데일리안] 입력 2020.03.23 08:20
  • 수정 2020.03.23 08:04
  • 하재근 문화평론가 ()

가해자는 다리 뻗고 자는데, 피해자는 공포에서 못 벗어나

‘지인능욕’ 등의 디지털 성범죄 사건 일체를 발본색원해야

미성년자 성착취 영상을 촬영·공유해온 미성년자 성착취 영상을 촬영·공유해온 '텔레그램 n번방'의 유력 피의자 20대 남성 조모씨가 지난 19일 오후 구속됐다.ⓒ 연합뉴스

경찰이 ‘박사방’ 운영자 조 모 씨의 신상 공개 여부를 오는 24일에 결정한다. 만약 공개한다면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25조로 신상이 공개되는 최초 사례가 된다.


기존에는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에 의거해 범죄자 신상공개가 이루어졌었다. 첫째, 수단이 잔인하고 중대한 피해가 발생한 특정강력범죄. 둘째, 국민 알권리 및 재범방지·범죄예방 등 공공이익 보장. 셋째, 피의자가 그 죄를 범했다고 믿을 만한 충분한 증거가 있음. 넷째, 피의자가 청소년보호법상 청소년에 해당하지 않음. 이 네 가지 기준에 의거해 21명의 신상공개가 이루어졌는데 대부분 살인이나 잔혹사건 범인이었다.


성범죄 사건의 신상공개가 지금까지 없었다는 것이 놀랍다. 반인륜적 성범죄 사건이 많았는데 그동안 공개를 안 했다는 것 아닌가.


성폭력범죄의 처벌에 등에 관한 특례법 25조에 신상공개 조항이 있다. ‘성폭력범죄 피의자가 죄를 범했다고 믿을 만한 충분한 증거가 있고, 국민의 알권리 보장과 피의자의 재범 방지 및 범죄 예방 등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때에 얼굴과 성명, 나이 등의 정보를 공개할 수 있다’고 되어있는데 이것을 지금까지 적용하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대한민국이 성범죄에 얼마나 관대한 나라인지 이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그에 대한 대중의 분노와, 사법체계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했다. 그래서 사람들이 지금 국민청원 게시판으로 몰려간다. ‘텔레그램 n번방 용의자 신상공개 및 포토라인 세워주세요’라는 청원에 동의자가 22일 기준으로 200만 명을 넘어섰다. 국민청원 게시판 개설 이래 최다 인원이다. 얼마나 사법당국을 못 믿으면 국민청원으로 몰려들겠는가?


이번 ‘박사방’ 조 모 씨의 범행 내용은 간단한 기사로 전해진 몇 가지 사항만으로도 경악할 수준이다. 자세히 알아보는 것 자체에 이미 반인륜적인 성격이 있는 것 같아서 더 구체적인 범행 내용을 찾아보지 못할 정도로 섬뜩하다.


그런 범행에 당한 피해자가 74명인데 그중 미성년자가 16명에 달한다. 미국이라면 이 정도 범행에 엄청난 중벌이 가해질 거라고 사람들은 생각한다. 하지만 한국에서 그런 중벌이 가능할까? 반인륜적 성범죄 사건의 형량을 듣고 언제나 사람들이 우려하는 것은, 여전히 활동력이 왕성할 나이에 가해자가 형을 마치고 풀려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협박당했던 피해자들은 영원히 공포 속에서 살게 된다. 가해자는 다리 뻗고 자는데, 피해자는 공포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가해자가 유출한 사진과 동영상이 인터넷에서 돌고 돌기 때문에도 정상적인 삶을 살기가 힘들다. 이런 사건들이 횡행했는데 아직까지 신상공개 한 번 없었다는 말인가?


그러니 ‘박사방’과 같은 사건이 터진 것이다. 신상공개는 당연하고, 더 나아가 이런 반인륜적 범죄자들을 사회로부터 확실히 격리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법이 미비해 사법당국이 대응하지 못한다면, 국회의원들이 나서서 빨리 법을 바꿔야 한다.


‘박사방’ 주모자인 조 모 씨뿐만 아니라 유료방 참여자들도 처벌해야 한다. 1단계 20만~25만 원, 2단계 70만 원, 3단계 150만 원, 이 정도 액수의 돈을 내고 참여했다면 우연한 관람이라고 보기 어렵다. 조 모 씨 일당에 자금을 몰아주면서 조직적으로 범죄 행각을 부추겼다고 봐야 한다.


‘박사방’의 원조격이라는 ‘n번방’ 관련자들도 모두 색출해야 한다. 운영자 ‘갓갓’을 비롯해 관련된 사람 하나라도 방치하면 다시 이런 사건이 터질 것이다.


‘박사방’ 참여자들은 ‘이러다 누구 하나 죽는 사람 나올 듯’이라고 하며 피해자들의 고통을 인지하면서도, 잡히지 않을 거라고 자신만만한 태도를 보였다고 한다. 지금까지 디지털 성범죄에 소극적인 대응이었기 때문에 범죄자들이 공권력을 우습게 알고 이런 일을 벌이게 된 것이다.


경찰이 텔레그램 성범죄 사건 관련자 124명을 검거해, 이중 18명을 구속했다고 한다. 왜 구속자가 18명뿐인지 의아하다. 대중은 이런 뉴스를 접하면서 더욱 솜방망이 처벌을 우려하게 된다.


지금까지의 디지털 성범죄 처벌의 관례를 뛰어넘는 특단의 처벌을 해야, 이런 엽기적인 범행을 ‘오락삼아’ 하는 이들이 나타나지 않을 것이다. ‘박사방’, ‘n번방’ 사건뿐만 아니라 지속적으로 문제가 된 ‘지인능욕’ 등의 디지털 성범죄 사건 일체를 발본색원해야 한다.


글/하재근 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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