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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인터뷰] 곽신애 "'기생충'에 숟가락 얹기, 예의 지켜줬으면"

  • [데일리안] 입력 2020.02.23 10:55
  • 수정 2020.02.23 10:59
  •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아카데미 작품상 등 4관왕 휩쓸어

아시아 여성 제작자로서는 처음

곽신애 바른손이앤에이 대표는 아시아 여성 제작자로서는 첫 아카데미 작품상을 품에 안았다. ⓒCJ엔터테인먼트곽신애 바른손이앤에이 대표는 아시아 여성 제작자로서는 첫 아카데미 작품상을 품에 안았다. ⓒCJ엔터테인먼트

"'기생충'이 최고 인기 작품이었습니다. '인기 넘버원'이었죠."


'기생충' 제작자 곽신애 바른손이앤에이 대표가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관왕을 휩쓴 소감을 생생하게 밝혔다.


21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곽 대표는 "너무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며 "제작사 대표 대상으로 라운드 인터뷰를 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며 현재의 상황에 대해 놀라워 했다.


'기생충'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고 영예인 작품상을 비롯해 감독상, 각본상, 국제영화상을 받았다. 아시아 여성 제작자로서는 첫 아카데미 작품상이다. 곽 대표는 "이번 수상은 아카데미 8000여명 회원들이 큰 결단을 내린 것으로 생각했다. 그들에게 진심으로 존경과 감사를 표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취재진에게 트로피가 담긴 찍은 사진을 보여준 곽 대표는 "시상식 때 평소 멀리하던 힐을 신고 트로피를 드니 정말 무거웠다. 무대에 올라가니 아무것도 안 보였다. 말을 하려고 하니 입이 움직이지 않았다"며 "입을 좀 가리고 입 운동을 했죠. 하하. 조금 더 우아하게 했어요 했는데 슬펐습니다"고 털어놨다.


가장 기억에 남는 오스카 캠페인에 대해선 '오스카 노미니 런천'이라는 행사를 언급했다.


"'노미니 런천'을 꼭 가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클래식 포토'라는 순서가 있었는데 무작위로 한 명씩 불러나가서, 소개받고 박수받는 자리였습니다. 내가 오스카의 로미니였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영광이었죠. 이들에게 '챙김'을 받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곽신애 바른손이앤에이 대표는 아시아 여성 제작자로서는 첫 아카데미 작품상을 품에 안았다. ⓒCJ엔터테인먼트곽신애 바른손이앤에이 대표는 아시아 여성 제작자로서는 첫 아카데미 작품상을 품에 안았다. ⓒCJ엔터테인먼트

'기생충'은 막판까지 '1917'과 오스카상 경합을 벌였다. 각종 예측 사이트와 언론들은 시상식 전날까지도 '1917'의 작품상 수상 가능성을 더 높게 점쳤다.


수상을 예상했던 순간은 외신의 폭발적인 반응이었다. '이렇게 좋아한다고?'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단다. '기생충' 팀 옆에는 항상 사람들이 많았다. '시상식 시즌의 톱스타'였단다. "다른 작품 소개할 때는 호응이 없다고, '기생충' 소개할 때는 반응이 열광적이었죠.미국배우조합상(SAG) 때 특히 그랬죠. 가는 데마다 장난 아니었죠(웃음)."


수상이 끝난 후 500여개가 넘는 모바일 메신저 메시지가 와 있었다. 축하를 많이 받은 곽 대표는 "많은 분이 울었다고 들었다"고 미소 지었다.


2013년부터 '기생충'에 대한 얘기를 들은 곽 대표는 2015년 4월 시놉시스를 봤다. 시나리오를 '주문서'라고 판단하는 곽 대표는 극 중 반지하가 물에 잠기는 장면에 대해 고민했다고 한다. 봉 감독은 유연하게 해결법을 찾고 촬영했다.


"인물들이 강하고 정확하고 선명했죠. 유머러스한 코드도 들어 있었고요. 클라이맥스랑 엔딩은 상세하게 나오진 않았어요. 흥행요? 손익분기점을 넘길 거라고는 생각했는데, 천만까지 돌파할 줄은 몰랐죠.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 이후 예매율이 치솟았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한국 영화는 아시아 영화 중에 가장 가파르게 성장했따고 평가받는다. 곽 대표의 생각이 궁금해졌다. "'다이내믹 코리아'라는 말이 있잖아요. 역사도 그렇고, 열정적인 인물이 많아서 그런 듯해요."


전날 오찬 자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영화 산업에 대해 "지원은 하되 간섭은 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곽 대표는 "'최대한 지원하고 간섭하지 않는다'는 기조를 말씀해주신 것 같다"고 해석했다.


'기생충' 전후 영화 산업이 바뀔 것 같다는 전망에 대해선 "그건 잘 모르겠다"라며 "다만, 다양한 영화가 나왔으면 한다"며 "각자 위치에서 합리적인 의견을 내고, 종합해야 할 듯하다"고 설명했다.


아카데미 수상 후 여러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정치권에서 '기생충'에 '숟가란 얹기'를 하고, 각종 지자체에선 '기생충 팸투어' 안을 내놓기도 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기생충'의 수상을 비판했다.


곽신애 바른손이앤에이 대표는 아시아 여성 제작자로서는 첫 아카데미 작품상을 품에 안았다. ⓒCJ엔터테인먼트곽신애 바른손이앤에이 대표는 아시아 여성 제작자로서는 첫 아카데미 작품상을 품에 안았다. ⓒCJ엔터테인먼트

이런 현상에 대해 곽 대표는 "행복을 나누는 차원에선 좋지만 폐는 끼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감독님이 동의했을 거라고 생각하는 부분들도 사전 협의 없이 진행됐다. 기본적인 예의를 갖췄으면 좋겠고, 예의 없이 하는 부분들은 불쾌하다"고 강조했다.


오스카 레이스 비용 100억설에 대해선 "'오스카 레이스 비용'이 정확히 무엇을 말하는지 모르겠다. 우리한테 확인하지 않고 나온 수치"라고 강조했다.


곽 대표는 영화잡지 키노 기자로 활동하다가 제작사 청년필름, LJ필름의 기획마케팅실을 거쳐 바른손이앤에이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곽 대표의 오빠는 곽경택 감독이며, 남편은 '해피엔드', '유열의 음악앨범'을 만든 정지우 감독이다.


"예전에는 곽경택 감독 동생, 정지우 아내라는 이름으로 불렸어요. 하지만 칸 국제영화제 수상 이후 오빠와 남편이 연관검색어가 됐더라고요. 하하."


제작자 곽신애의 철학이 궁금하다.


"그냥 재밌게 보고 끝나는 영화보다는 관객과 소통이 하면서 기억에 오랫동안 남는 작품을 만들고 싶어요. 재미와 만듦새를 동시에 갖춘 작품을 제작하고 싶죠. 모든 제작자의 로망입니다."


영화계에 30년간 몸담은 곽 대표가 '기생충'을 통해 달라진 점이 있다.


"'내가 이 일을 해도 되나?'라는 의문이 없어졌어요. 폐를 끼치고 싶지 않았는데, '기생충' 팀이 저를 신뢰해준 덕에 용기낼 수 있었습니다. 봉 감독님과 차기작이요? 아직은 '썸' 타는 단계예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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