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셀토스·모하비 없어서 못 파는데…노조 리스크 재발?

실시간 뉴스
    최종편집시간 : 2019년 12월 09일 10:50:34
    기아차, 셀토스·모하비 없어서 못 파는데…노조 리스크 재발?
    강성 노조 집행부 출범…올해 임협 진통 예상
    기사본문
    등록 : 2019-11-13 06:00
    박영국 기자(24pyk@dailian.co.kr)
    강성 노조 집행부 출범…올해 임협 진통 예상

    ▲ 경기도 광명시 기아차 소하리공장 전경.ⓒ데일리안

    기아자동차가 셀토스와 모하비, K7 등 신차 인기로 실적 호조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새로 출범한 노동조합 집행부 성향이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13일 기아차에 따르면 셀토스는 지난 7월 출시 이후 10월까지 네 달간 2만1064대의 판매실적을 기록했다. 본격 판매가 이뤄진 8월 이후 3개월 연속 소형 SUV 1위를 놓치지 않고 있다.

    K7는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이 본격 판매되기 시작한 7월 이후 네 달간 2만7828대의 판매실적을 올렸다. 월평균 7000대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페이스리프트 이전 2000여대에서 3배 가량 뛰어올랐다.

    9월부터 페이스리프트 모델 판매를 시작한 모하비도 첫 달 1754대에 이어 10월 2283대의 판매고를 기록했다. 하반기 출시된 신차들이 모두 호조를 보이고 있다.

    이들 신차는 하나같이 생산이 수요를 못 따라줘 1~2개월씩 기다려야 인도받을 수 있다. 안정적인 물량 공급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여기에 내달 출시 예정인 3세대 K5 풀체인지(완전변경) 모델도 디자인 공개 단계부터 큰 관심을 끌고 있어 기아차의 새로운 주력 모델로 자리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기아차는 중요한 고비를 앞두고 있다. 전임 노조 집행부와 마무리 짓지 못한 올해 임금협상(임협)을 최근 출범한 신임 노조 집행부와 다시 시작해야 하는 만큼 노조 리스크가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

    기아차 노조(금속노조 기아자동차지부)는 지난달 30일 26대 최종태 지부장 당선 확정 공고 이후 부지부장과 사무국장 각 부문별 실장 등 새로운 상무집행부 구성을 최근 마무리했다. 전임 집행부로부터의 업무 인수인계도 마무리 단계로, 조만간 올해 임협을 재개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지난 1일 최종태 지부장을 비롯해 김영두 수석부지부장, 김성주 부지부장, 황효동 사무국장, 박정우 소하지회장, 신종배 화성지회장 등 집행부 1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임원 회의를 열고 주요 안건을 논의했다.

    이들은 ‘빠른 시일 내에 임협을 재개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으며, 조합원들에 대한 사측의 징계에 강경 대응하기로 했다. 임협 재개 시점은 이르면 이달 말, 늦어도 내달 초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차는 전임 노조 집행부가 지난 8월 22일 단체교섭 중단을 선언한 이후 지금까지 교섭이 멈춰진 상태다.

    지난해까지는 현대차 노사가 교섭을 타결하면 기아차도 동일 조건으로 타결하던 관행이 있었으나 올해는 통상임금 합의금 관련 사안을 두고 두 회사의 처지가 엇갈려 기아차만 교섭을 연말까지 끌게 됐다.

    현대차 노조는 임금성(기본급, 성과급)을 인상하기보다 통상임금 관련 합의금을 얻어내는 데 주력했다. 통상임금 소송 2심 판결에서 패소한 현대차 노조로서는 2심 판결까지 승소한 기아차 노조가 사측으로부터 받아낸 합의금을 비슷한 수준으로 받아내 조합원들의 상대적 박탈감을 해소하는 게 일차적 목표였다.

    이 때문에 현대차 노조는 사측의 1차 제시안인 ‘기본급 4만원 인상에 성과급 150%’를 그대로 수용하되, ‘미래임금 경쟁력 및 법적안정성확보 격려금’이라는 명목으로 사실상의 ‘통상임금 미지급 소급분’을 근속연수별로 200만~600만원씩 지급받는 조건으로 합의에 이르렀다.

    하지만 지난 3월 통상임금 협상을 타결하면서 400만~800만원의 미지급 소급분을 받은 기아차 노조로서는 현대차의 임단협 합의 내용을 그대로 적용 받았던 관행을 유지할 경우 기본급 4만원 인상에 성과급 150%, 일시금 300만원 외에 얻을 게 없다.

    현대차 노조는 ‘대가를 받고’ 수용한 것을 기아차 노조는 ‘대가 없이’ 수용하는 셈이니 집행부로서는 조합원들을 설득하는 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만한 조건이다. 기아차 노조는 현대차가 ‘격려금’명목으로 상당한 금액의 일시금을 지급한 만큼 그 반대급부를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더구나 새 노조 집행부는 전임 집행부보다 강성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집행부는 지난 1일 출범 직후 처음으로 발행한 소식지 ‘함성소식’을 통해 “2019년 임협의 조기 마무리는 사측의 태도에 달려 있다”면서 “임협을 조기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조합원 동지들의 기대에 답을 줘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또한 사측의 조합원 징계에 대해서도 “징계를 철회하지 않으면 이후 노사관계를 재정립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임협 요구사항과 조합원 징계 철회를 쟁취하기 위해 노조가 파업 카드를 꺼낼 경우 한창 누려야 할 신차효과가 희석될 수 있다. 특히 12월은 완성차 업계에는 최대 성수기다. 경쟁사들이 공격적인 할인 공세로 재고 소진에 나서는 상황에서 기아차만 ‘없어서 못 파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엄연히 별개 회사인 현대차와 기아차가 매년 동일한 조건으로 교섭을 타결하던 관행은 일견 불합리해 보이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노사간 소모적 대립을 줄이는 역할을 해왔다”면서 “올해 통상임금 문제로 그 관행이 깨지면서 두 회사 모두 매년 교섭이 더 힘들어지게 됐다”고 말했다.[데일리안 = 박영국 기자]
    ⓒ (주)데일리안 - 무단전재, 변형, 무단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