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내렸다는데…" 정책 부작용이 이자 부담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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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준금리 내렸다는데…" 정책 부작용이 이자 부담 키웠다
    은행 가계대출 이자율 반등…한 달 새 0.10%P 올라
    채권 금리 역주행 영향…정부發 공급 요인이 부채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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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 : 2019-11-05 06:00
    부광우 기자(boo0731@dailian.co.kr)
    은행 가계대출 이자율 반등…한 달 새 0.10%P 올라
    채권 금리 역주행 영향…정부發 공급 요인이 부채질


    ▲ 국내 예금은행 가계대출 금리 추이.ⓒ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올해 들어 사상 최저치까지 추락했지만 은행 가계대출의 이자는 최근 들어 오히려 비싸진 것으로 나타났다. 떨어지는 기준금리에도 불구하고 대출 이자율을 매길 때 쓰이는 채권 금리가 반등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어서다. 근래 추진되고 있는 각종 정책들로 인해 불어난 채권 공급이 이를 부추기고 있는 요인으로 지목되면서, 결국 정부가 서민들의 이자 부담을 키우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5일 한은에 따르면 올해 9월 신규 취급액 기준 국내 예금은행들의 가계대출 평균 금리는 연 3.02%로 전월(2.92%) 대비 0.10%포인트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이로써 올해 들어 줄곧 하강 곡선을 그리던 가계대출 이자율은 다시 오름세로 돌아서게 됐다. 가계대출 금리는 지난 3월 3.53%를 찍은 뒤 5개월 연속 하락해 왔다.

    특히 지난 8월 은행들의 가계대출 이자율은 2001년 9월 통계 편제 이후 가장 낮은 수치였다. 바로 전달인 7월에 한은이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한 영향이 컸다. 이때부터 한은의 통화정책 방향은 2017년 11월 금리 인상 이후 20개월 만에 다시 인하 쪽으로 바뀌게 됐다.

    한은이 여기서 멈추지 않고 연내 기준금리를 추가로 내릴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시장을 지배하면서, 대출 이자율도 더 떨어질 것으로 보였다. 실제로 한은은 지난 10월 기준금리를 또 인하했다. 결과적으로 한은 기준금리는 2016년 6월부터 2017년 11월까지 기록했던 역대 최저치인 1.25%까지 내려온 상태다.

    그럼에도 가계대출 이자율이 역주행을 벌이게 된 이유는 채권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대출 이자를 산정할 때 연동되는 채권 금리 지표가 상승하다 보니 은행들로서는 기준금리 추이를 반영하려 해도 이와 반대 방향으로 나갈 수밖에 없는 처지다.

    시중 금리의 기준이 되는 국채 금리는 한은의 올해 첫 기준금리 인하가 이뤄진 후 한 때 사상 최저치까지 떨어지며 영향을 받는 듯 했지만, 이제는 약발이 완연히 떨어진 모습이다. 특히 한은이 두 번째 기준금리 인하를 결정하고 난 뒤의 움직임은 더욱 주목할 만하다. 국채 금리가 이전과 같은 일시 조정 흐름도 없이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어서다. 이 때문에 당분간 은행 대출 이자율은 기준금리의 변동과 무관하게 오름세를 보일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한은이 지난 7월 기준금리를 내렸을 때만 해도 국채 시장에 끼친 파급력은 상당했다. 바로 다음 달인 8월 19일 3년물 국고채 금리는 1.095%까지 하락했다. 국채 수익률이 1.1% 아래로 낮아진 것은 처음 있는 일이었다. 하지만 3년물 국고채 금리는 같은 달 말쯤부터 회복세를 나타내기 시작했고, 이번 달 1일 기준 1.467%까지 상승한 상태다. 한은이 최근 기준금리를 내린 지난 달 16일 당시(1.320%)보다 더 오른 수치다.

    이처럼 시중 국채 금리가 도로 오르는 배경으로는 우선 기준금리의 추가 인하 동력 약화가 꼽는다. 지난 달 31일 미 연준은 올해 세 번째 기준금리 인하를 시행했지만, 이번 조정 이후 앞으로 어느 정도 기간 동안은 기준금리를 동결하겠다는 의중을 내비쳤다. 한은 역시 같은 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통위원 2명이 인하 반대 소수의견을 내면서 잠시 기준금리 속도조절에 들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문제는 여기에 더해 정책적 요소까지 국채 금리를 끌어 올리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로부터의 채권 공급 확대가 기정사실화하면서 채권 값이 떨어지고, 이와 반대로 움직이는 채권 금리는 오르는 식이다. 정부 정책의 부작용이 시중은행들의 대출 이자율을 떠받치면서, 서민들이 기준금리 인하의 효과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국채 시장이 공급 측면에서 제일 눈여겨보고 있는 대목은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다. 정부가 내년에만 130조원에 달하는 국채 발행을 계획하고 있다는 소식은 국고채 금리 반등의 한 원인으로 평가된다. 또 정부가 가계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을 연 1%대 고정금리 상품으로 바꿔주겠다며 내놓은 안심전환대출도 이를 가중시키고 있다. 안심전환대출 시행의 후속조치로 주택금융공사가 오는 12월부터 20조원에 이르는 주택저당증권 발행을 예고하고 있어서다.

    금융권 관계자는 "기준금리 추이만 보면 국채 금리도 따라 내리는 것이 맞지만, 정부 발 공급 확장이 이런 구조적 흐름을 상쇄하고 있다"며 "다만, 이로 인해 기준금리 조정의 순기능이 은행 대출 이자율에 제대로 반영되지 못 할 경우 금융 소비자들이 누려야 할 혜택을 정부 정책이 갉아먹게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데일리안 = 부광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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