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교란 억제 VS 효율성 약화⋯'과속방지턱' 도입 놓고 골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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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장교란 억제 VS 효율성 약화⋯'과속방지턱' 도입 놓고 골몰
    메릴린치 이의신청 각하에 재 이슈화?세계적으로는 도입 확산 추세
    국내 시장의 경우 고민 필요?"증권거래세 고빈도매매 활성화 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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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 : 2019-09-12 06:00
    최이레 기자(Ire@dailian.co.kr)
    메릴린치 이의신청 각하에 재 이슈화?세계적으로는 도입 확산 추세
    국내 시장의 경우 고민 필요?"증권거래세 고빈도매매 활성화 억제"


    ▲ 최근 허수성 주문 수탁으로 제재금을 받은 메릴린치가 한국거래소에 이의신청을 했지만 각하되면서 과속방지턱 도입 논의가 다시금 관심사로 떠오르는 모양새다. 한 쪽에서는 시장교란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며 찬성하는 반면 다른 한쪽에서는 시장 효율성이 떨어진다며 반대하고 있어 국내 시장에 도입이 필요한 것인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데일리안

    최근 허수성 주문 수탁으로 제재금을 받은 메릴린치가 한국거래소에 이의신청을 했지만 각하되면서 과속방지턱 도입 논의가 다시금 관심사로 떠오르는 모양새다. 한 쪽에서는 시장교란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며 찬성하는 반면 다른 한쪽에서는 시장 효율성이 떨어진다며 반대하고 있어 국내 시장에 도입이 필요한 것인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0일 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는 메릴린치가 제기한 허수성 주문 수탁에 따른 제재금 1억7500만원에 대한 이의신청을 각하했다. 지난 2017년 10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메릴린치증권은 미국 시타델증권으로부터 430개 종목, 총 6220회 걸친 허수성 주문을 수탁한 것으로 조사돼 제재금을 받았다.

    이에 세계적으로 이런 시장교란 행위를 방지하고자 각국 거래소가 채택을 확대하고 있는 '과속방지턱(Speed Bump)' 이슈가 다시금 관심을 받고 있다.

    과속방지턱이란 시장교란 내지 시세조정적인 투자전략을 억제할 목적으로 초단타매매업자들의 주문 집행을 1초 미만의 극히 짧은 시간 동안 지연시키는 제도다.

    해당 제도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과속방지턱 도입에 찬성하는 쪽은 고빈도매매업자들이 사용하는 초고속 알고리즘 매매주문이 일반 투자자들에게 미칠 부정적인 영향을 차단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말한다.

    이와 달리 고빈도매매 전략을 취하는 헤지펀드 등 반대 측 입장은 거래시스템을 불필요하게 복잡하게 만들뿐 아니라 시장 유동성과 가격 효율성을 떨어뜨리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다만, 국제적인 흐름은 도입이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특히, 개인 투자자 등 일반 투자자 중심의 유동성 확대 및 이익 보호에 초점을 맞춰 과속방지턱을 설치하는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글로벌금융위기 이후 급증했던 고빈도매매업자들의 주식거래 수익이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점에서 잘 드러난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리서치 전문기관인 탭 그룹(TABB Group)에 따르면 미국 고빈도매매업자들의 주식거래 총수익은 2010년 57억 달러(한화 약 6조7944억원)에서 지난해 18억 달러(한화 약 2조1456억원)까지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국내 시장의 경우 과속방지턱 도입에 대해서는 고민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주식시장에 0.25%의 증권거래세가 있기 때문에 굳이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는 고강도 규제를 적용할 필요가 있냐는 의견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과속방지턱 제도 도입에 대한 취지는 충분히 이해한다"며 "도입으로 인해서 발생할 수 있는 투자자 이탈, 도입으로 인한 효용, 거기에 따른 기회비용 등을 가늠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경우 고빈도매매가 활발한 국가라고 분류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파생시장은 다르지만 주식, 현물 쪽에서는 활발히 일어난다고 말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특히나 0.25%(25bp)의 증권거래세가 부과되고 있는 나라에서 고빈도매매가 활성화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이를 억제해주는 장치가 존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굳이 강해보이는 시장규제가 더 필요한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데일리안 = 최이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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