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권 출신이 본 '조국 사노맹' 논란…"헌법부정"vs"색깔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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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동권 출신이 본 '조국 사노맹' 논란…"헌법부정"vs"색깔론"
    “운동권, 민주화-대한민국 전복 두 가지 측면 있어”
    “사노맹은 운동권 중에서도 극좌 세력…체제 부정해”
    천영식‧하태경 “공직자 결격사유” vs 정청래 “색깔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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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 : 2019-08-18 01:00
    이슬기 기자(seulkee@dailian.co.kr)
    “운동권, 민주화-대한민국 전복 두 가지 측면 있어”
    “사노맹은 운동권 중에서도 극좌 세력…체제 부정해”
    천영식‧하태경 “공직자 결격사유” vs 정청래 “색깔론”


    ▲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9일 오후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적선동 현대빌딩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의 남한사회주의노동자동맹(사노맹) 사건 연루를 둘러싸고 과거 함께 운동권에 몸을 담았던 ‘동지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같은 ‘운동권’ 출신이라도 사노맹 활동만은 인정할 수 없다는 쪽은 ‘사노맹은 단순 민주화 세력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헌법과 체제를 부정하는 집단’이라고 지적하는 반면, 문제가 없다는 쪽은 ‘낡은 색깔론’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 후보자는 울산대 전임강사이던 1993년 사노맹 산하 조직인 ‘남한사회주의과학원’(사과원) 강령연구실장으로 활동한 혐의로 6개월 동안 구속 수감된 바 있다. 이후 대법원에서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의 확정판결을 받았다.

    ▲ 천영식 KBS이사와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 ⓒ연합뉴스, 데일리안

    천영식 "조국 법무장관?…北김영철이 韓장관 되는 것과 같아"

    이에 대해 서울대 서양사학과 재학 당시 학생운동으로 집행유예형을 받은 이력이 있는 천영식 KBS 이사는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조국이 법무장관이 되는 것은 북한 김영철이 한국 장관이 되는 것과 같다”고 썼다.

    그는 사노맹이 CA(제헌의회) 그룹에서 갈라져 나온 세력으로 80년대 운동권에서 가장 극좌에 속하는 집단이었다며 “사노맹 유인물이 뿌려지면 모두들 고개를 돌려 외면할 정도였다”고 증언했다.

    천 이사는 사노맹이 운동권 사이에서도 외면을 받은 이유는 ‘체제부정’이라고 꼬집었다. 학생 운동권 주류는 적어도 겉으로는 체제를 인정하고 민주화를 요구한 반면, 사노맹은 아예 체제를 부정해 공전하기 힘들었다는 설명이다.

    그는 “한국체제를 부정하고 사회주의 국가, 그것도 막스 레닌의 기치아래 전 세계 단일 프롤레타리아 국가를 목표로 활동한 사노맹 주역이 반성문 한 장 없이 어떻게 자유대한민국의 법무장관을 할 수 있느냐”며 “이럴 거면 북한의 김영철을 장관시켜도 할 말이 없게 됐다”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조국의 문제는 자유 대한민국의 뿌리와 자존심을 흔드는 일”이라며 “한국당 의원들은 정치생명을 걸고 청문회에 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태경 "사노맹 대한민국 전복운동…경제민주화라는 건 기만"

    역시 운동권 출신이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 역시 15일 “사노맹이 경제민주화를 추구했다는 건 국민 기만이자 위선”이라고 평가했다. 조 후보자가 자신의 사노맹 전력에 대해 “독재 정권에 맞서고 경제 민주화를 추구했던 것”이라고 해명한 것을 겨냥한 발언이다.

    서울대 물리학과 재학 중 전대협 간부로 활동했던 하 의원은 “80년대 좌파운동엔 민주화 운동 측면뿐 아니라 대한민국 전복 운동이라는 두 가지 성격이 함께 있었다”며 “사노맹은 그 중에서도 급진 과격했던 그룹에 속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노맹 활동은 경제민주화 활동이 아니라 ‘대한민국 전복’ 활동이었음을 지적했다. 하 의원은 “20대 뜨거운 심장을 가졌던 시기 세상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잘못된 길을 갈 수도 있다”며 “그러나 과거 자신의 활동을 대한민국 전복이 아니라 경제민주화 활동으로 포장하는 건 국민과 자기 자신에 대한 기만행위이며, 공직자에게 위선은 중대한 결격사유”라고 일갈했다.

    ▲ 공천에서 탈락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울 여의도 당사 앞에서 백의종군을 선언하며 "우리 당의 승리를 위해 기꺼이 제물이 되겠다"고 밝힌 뒤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자료사진)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정청래 "민주화운동 부끄러운 과거 아냐…나와 노선은 달라"

    반면 정청래 전 의원은 ‘조 후보자의 과거 활동은 민주화 운동이었으며 민주화 운동은 부끄러운 과거가 아니다’는 취지로 조 후보자를 비호했다.

    정 의원은 지난 14일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민주화 운동을 했던 사람들은 대부분 다 국가 전복 세력이라고 낙인찍히고 판결문에 그렇게 나와 있다”며 “저도 민주화 운동을 했던 경험이 있는 한 사람으로서 부끄러운 과거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피 끓는 청춘의 열정이 있었을 때 혁명을 꿈꾸지 않은 사람이 얼마나 있었겠느냐”며 “조 전 수석의 경우 처벌도 가벼웠고, 사면 복권도 다 됐다. 그리고 서울대 교수, 공무원이 됐는데 그때는 문제제기를 하지 않고 이제 와서 하는 것은 철 지난 색깔론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도 정 의원은 “저는 같은 운동권이었지만 노선을 달리했다”며 “저는 이 조직에는 정치적 입장을 같이 하지는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데일리안 = 이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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