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도쿄올림픽 보이콧? 그 길은 극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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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의 눈] 도쿄올림픽 보이콧? 그 길은 극일이 아니다
    여권 일부서도 분출한 ‘올림픽 보이콧’ 강경론에 답답한 선수들
    20일 도쿄 단장회의 개최..아베 정권에 꽂을 유효타 준비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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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 : 2019-08-17 07:00
    김태훈 기자(ktwsc28@dailian.co.kr)
    여권 일부서도 분출한 ‘올림픽 보이콧’ 강경론에 답답한 선수들
    20일 도쿄 단장회의 개최..아베 정권에 꽂을 유효타 준비할 때


    ▲ 극일은 감정적 대응책 중 하나인 도쿄올림픽 보이콧과 같은 외침으로 도달할 수 있는 지점이 아니다. ⓒ 데일리안

    “그 길은 극일(克日)로 가는 길이 아닙니다.”

    굵은 땀방울을 흘리며 ‘2020 도쿄올림픽’을 향해 모든 것을 쏟아 붓고 있는 선수들의 나지막하면서도 묵직한 목소리다.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화이트 리스트 제외)가 초래한 갈등으로 한국과 일본 관계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와중에 시민단체는 물론 집권 여당 일각에서도 ‘도쿄올림픽 보이콧’ 등 강경론이 분출하고 있다. 대일 압박 카드 중 하나로 상징성을 띠고 있다고 하지만, 도쿄올림픽 보이콧 주장은 경솔하고 무책임하다.

    현재까지 보이콧에 동참하는 참가국도 없을뿐더러 2개국(북한·쿠바)이 보이콧을 선언했던 1998 서울올림픽도 성대하게 잘 치러졌다. 올림픽 보이콧으로 자칫 IOC와의 관계가 헝클어지면, 2032 남북 공동올림픽 유치에도 타격을 입을 수 있다. 득이 될 것이 없는 주장이다.

    문화체육관광부나 실질적 권한이 있는 대한올림픽위원회(KOC)를 겸하는 대한체육회가 “도쿄올림픽 보이콧은 검토한 바 없다”고 밝힌 것은 참으로 다행이다. 일본을 향해 수위를 높였던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공정하게 교역하고 협력하는 동아시아를 만들어가자. 내년 도쿄올림픽을 그 기회로 삼자”며 톤 다운에 나섰다.

    차가운 가슴으로 현상을 꿰뚫고 선동 세력을 비판하는 여론이 늘고 있다는 것은 반갑지만 도쿄올림픽 보이콧 움직임은 여전히 잠재적 폭발성을 안고 있다.

    ▲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오는 20일부터 사흘 동안 도쿄에서 선수단장회의를 개최한다. ⓒ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

    명분도 실리도 없는 도쿄올림픽 보이콧과 같은 공허한 외침이나 선동에 쓰일 자극적 구호를 짤 시간에 일본 아베 정권에 ‘유효타’ 꽂을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야 할 시점이다. 마침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오는 20일부터 사흘 동안 도쿄에서 선수단장회의를 개최한다.

    국가올림픽위원회(NOC)를 겸하는 대한체육회를 비롯해 올림픽에 참가하는 각국의 단장들이 모이는 회의인데 이곳에 모든 역량을 집중할 때다. 단장 회의에서 ‘평화의 제전’ 도쿄올림픽을 후쿠시마 부활의 계기로 활용하려는 아베 정권의 아킬레스건을 날카롭게 건드려야 한다.

    후쿠시마 인근의 경기 개최와 성화봉송, 선수촌 건설에 후쿠시마산 목재 사용, 선수촌 식당에 후쿠시마산 농수산물 제공 등 다른 참가국들도 우려를 표하고 있는 문제를 냉철하고 집요하게 파고들면서 피폭 위험에 노출된 선수들의 안전과 건강을 더 큰 이슈로 부각시켜야 한다.

    이는 다른 국가의 참여도가 전혀 없는 올림픽 보이콧과 달리 여러 나라들로부터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유효적절한 공격 수단으로 야욕을 품은 아베 정권을 좌충우돌하게 만들 수 있다. 극일은 감정적 대응책 중 하나인 도쿄올림픽 보이콧과 같은 외침으로 도달할 수 있는 지점이 아니다.

    앞서 거론했듯, 오는 20일부터 열리는 단장회의에서 후쿠시마에 깔린 아베 정권의 야욕을 파헤치고 위험요소를 제거, 우리 선수들의 굵은 땀방울이 결실을 맺을 수 있는 최상의 환경 조성을 위한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 이를 토대로 우리 선수들로 하여금 ‘일본의 심장’ 도쿄서 애국가를 울려 퍼지게 하는 것이야 말로 진정 극일로 향하는 길이다.[데일리안 스포츠 = 김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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