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주택시장 내리막길 때문?…재개발·재건축 '확정지분제'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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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편집시간 : 2019년 07월 22일 18:35:44
    부산 주택시장 내리막길 때문?…재개발·재건축 '확정지분제' 확대
    올 2분기 부산 9개 분양 단지 중 6개 단지 미분양 발생
    조합들은 미분양 리스크 최소화, 시공사는 수익 극대화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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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 : 2019-06-20 06:00
    권이상 기자(kwonsgo@dailian.co.kr)
    올 2분기 부산 9개 분양 단지 중 6개 단지 미분양 발생
    조합들은 미분양 리스크 최소화, 시공사는 수익 극대화할 수 있어


    ▲ 부산에서 사업을 진행 중인 정비사업 조합들이 주택시장이 약세를 보이자 시공사에게 부담이 가중되는 확정지분제를 잇따라 도입하고 있다. 사진은 부산 아파트 전경.(자료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부산 일대 재건축·재개발 조합들이 시공사 선정 시 조합원에게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할 수 있는 확정지분제 방식을 잇따라 채택하고 있다.

    이는 5대 광역시 주택시장의 대장자리를 지키던 부산 부동산 시장이 내리막길을 걸으며 분양에 대한 리스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통상 부동산 경기가 호황일 경우에는 정비사업 조합은 개발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도급제를, 시공사는 확정지분제를 선호한다.

    반면 부동산 경기 전망이 약세일 때는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조합이 확정지분제를, 시공사는 도급제를 원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추후 일반분양에 미분양이 발생하면 그에 따른 금융비용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기 때문인데, 건설사들은 최근 정비사업 물량 가뭄이 심해지자 울며겨자먹기로 지분제 방식에 잇따라 참여하는 모양새다.

    20일 정비사업 업계에 따르면 부산에서 사업을 진행 중인 정비사업 조합들이 주택시장이 약세를 보이자 시공사에게 부담이 가중되는 확정지분제를 잇따라 도입하고 있다.

    실제 부산 부동산 시장은 미분양 물량이 소화되지 않는 상태에서 공급물량이 증가하고 있어 과잉공급에 대한 문제가 지적되고 있는 상황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4월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 가구는 총 6만2041호로 전월인 3월에 비해 미세하게 감소했다. 하지만 지방 미분양 주택은 5만2596호로 3월에 비해 약 1.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부산은 지난해 4월말 기준 미분양은 2169가구로 전국 4위였는데, 1년 만에 미분양이 약 2.5배인 5401가구로 불었다.

    지난만해도 뜨거웠던 부산 주택시장이 정부의 부동산 정책 등의 영향으로 확 식어버린 것이다.

    특히 지난 2017년 6월 부산의 7개 구·군이 청약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되면서 청약열기가 식기 시작했다. 현재 해운대구, 수영구, 동래구는 청약조정대상지역으로 유지되고 있다.

    청약에 제한이 걸린 상황에서 분양 물량이 몰리면서 미분양이 심화했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만해도 최소 수십대 1의 청약 경쟁률을 보이던 부산 새 아파트들은 최근 미분양을 남기고 있다.

    올해 2분기 부산에서 1.2순위 청약을 받은 8개 단지 중 단 3곳을 빼고는 순위 내 청약에서 미분양이 발생했다. 청약을 순조롭게 마감한 3개 단지는 대림산업, 두산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등 대형사들이 시공하는 브랜드 아파트다.

    이런 흐름이 이어지자 부산 일대 정비사업들은 잇따라 확정지분제 방식으로 시공사를 선정하고 있다.

    실제 부산 부곡 재건축 조합은 오는 28일 입찰마감을 앞두고 있는데, 지분제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 중이다.

    해당 조합은 지난해 시공능력평가 기준 순위 20위 내 건설사들에게만 입찰자격을 부여해 미분양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을 보이고 있다.

    부산 신서면아파트 소규모재건축 조합 역시 최근 현설을 개최했는데, 확정지분제 방식을 도입하고 공동도급은 불허하기로 했다.

    부산 양정산호아파트 소규모재건축도 확정지분제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 중이다. 지난 2일 마감된 시공사 입찰에는 동원개발과 경동건설이 각각 출사표를 제출하며 2파전 구도를 확정했다.

    이곳은 사업 규모는 작지만, 부산의 도심 중심가에 위치한 뛰어난 입지를 자랑한다. 그러나 확정지분제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한다는 점에서 건설사들이 쉽사리 응찰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과 달리 부산지역 향토건설사들이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실적이 부족한 상황에서 지분제가 부담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우선 시공권을 수주하고 나서 추후 대안을 찾아볼 요량”이라며 “최근 부동산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짐에 따라 조합의 관심사는 사업이익 극대화보다는 리스크를 줄이는데에 방점이 찍혀 있다”고 말했다.

    한 조합 관계자는 “확정지분제 방식은 사업이 잘 될 경우 조합과 시공사가 수익을 공유할 수 있어 서로 윈윈하는 계기가될 수 있다”며 “시장 상황은 언제든지 변할 수 있는 점을 감안하면 확정지분제의 단점이 많다고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데일리안 = 권이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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