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화만 욕먹기? MBC는 문제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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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미화만 욕먹기? MBC는 문제없나?
    <하재근의 닭치고tv>올림픽 중계에 농담따먹기 연예인 쓰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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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 : 2018-02-14 08:41
    하재근 문화평론가
    ▲ 개그우먼 김미화가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 중계 과정에서 불거진 진행 논란에 대해 재차 사과했다.ⓒMBC

    평창 동계올림픽 개회식 중계 문제로 김미화에게 엄청난 비난이 쏟아졌다. 김미화가 스포츠 해설가와 함께 중계 마이크를 잡았는데 전문성이 부족했다는 게 가장 큰 문제였다. 단순한 감상평에 가벼운 ‘농담따먹기’, 사실과 다른 해설에 시청자가 분노했다.

    매체들은 김미화가 정치적 해석의 여지가 있는 발언을 한 것이 논란을 초래했다고도 보도했지만, 그 말은 맨 마지막 부분에 한 마디 나온 것이기 때문에 행사 중계 전체가 ‘폭망’한 이유는 되지 않는다. 그 발언이 나오기 전부터 이미 시청자들은 등을 돌린 상태였다.

    김미화의 사과에 대한 반응을 보면 알 수 있다. 워낙 비난이 거세다보니 김미화가 사과를 내놨는데, 일베 운운하며 자신에 대한 비난이 정치적 논란인 것처럼 표현했다. 여기에 대해 또 거센 반발이 일었다. 자신이 전문성 부족, 준비 부족으로 수준미달의 해설을 한 것은 생각 안 하고 엉뚱하게 정치공세 탓을 했다는 것이다. 김미화는 두 번째 사과를 해야 했다.

    이것만 보더라도 김미화에 대한 비난의 핵심은 정치적 멘트가 아닌 전문성 부족으로 인한 부실해설에 있다는 점이 분명해진다. 그런데 전문성 부족으로 비난당하는 것은 김미화 입장에선 억울한 일이다.

    김미화는 애초부터 전문적인 해설이 아닌, 가벼운 여담이나 감상평 정도를 하라고 호출된 사람이었다.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수행했을 뿐인 것이다. 전문적인 해설을 못한 게 아니라, 처음부터 안 하는 역할이었다.

    전문적인 해설은 옆에 앉은 스포츠 해설가가 했어야 했다. 캐스터도 사전에 준비된 대본자료를 참고로 다양한 정보전달을 했어야 했다. 이번 MBC 중계의 문제는 전문 해설가와 캐스터가 정보전달 부분에 손을 놔버렸다는 데 있었다. 특히 해설가는 김미화보다도 더 감상평 수준의 해설로 일관해 중계를 수준이하로 만든 장본인이었다. 이들이 제 역할을 못해 중계가 부실해진 것인데 사람들은 연예인인 김미화에게만 책임을 물었다.

    김미화는 과거 시사프로그램을 진행할 때부터 전문적인 해설을 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일반인의 시각에서 전문가에게 질문하거나 가벼운 감상평 정도 하는 역할이었고, 그게 쉽고 적당히 재밌다고 해서 인정받았었다. 이번 개회식 때도 당연히 그런 캐릭터로 배치됐을 것이다.

    원래 방송에서 연예인은 추임새나 ‘허튼소리’ 또는 틀린 답, 리액션, 감상평 담당이다. 연예인이 허튼소리를 할 때 옆에서 보정하며 내실을 다지는 것이 전문가 패널이고, 그 둘 사이를 조절하는 것이 사회자의 역할이다. 이번 MBC 중계에선 그런 역할분담이 사라지고 모두가 감상평 담당처럼 보였다.

    MBC가 원래부터 그런 수준 이하의 중계를 의도한 것으로 보인다. 만약 의도하지 않은 사고였다면 중계 중간에 제작진이 개입해, 대본자료를 보며 충실하게 정보전달을 하라고 요구했을 것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감상평으로만 갔다는 것은, 그리고 연예인 김미화를 그 자리에 앉혔다는 것은, 애초의 기획이 그런 방향이었다는 뜻이다. 즉, 무거운 정보전달식 해설 위주가 아닌 농담따먹기식 가벼운 중계를 기획했다는 이야기다. 김미화는 그러라고 섭외가 됐고 자기 할 일을 한 셈이다.

    요즘 예능전성기가 펼쳐지면서 교양까지 예능화, 연성화 된다. 다큐멘터리 내레이션을 연예인이 하거나 심지어 선거 개표 방송에까지 개그맨이 등장한다. 예능식 시사토론프로그램이 정통 토론프로그램을 누르기도 했다.

    이런 시대이기 때문에 제작진이 올림픽 개회식 중계에도 가벼운 예능적 요소를 도입한 것으로 보인다. MBC는 기왕에도 ‘무한도전’ 출연진을 스포츠 중계에 내세워 인기를 끌기도 했었다. 하지만 이번 개회식 중계는 대실패로 끝났다. 시청자는 올림픽 개회식과 같은 중요한 행사에까지 농담따먹기식 해설로 일관하는 걸 용납하지 않았다. 예능적 요소 하나 없이 개회식 부감독을 내세워 전문적 해설을 전한 KBS 중계에 찬사가 쏟아졌다.

    MBC의 무리수였다. 연예인은 만능 ‘치트키’가 아니다. 중요한 행사엔 그에 걸 맞는 진중한 해설이 필요하다. 모든 걸 예능으로 풀려 해선 안 된다. 제작진이 사과를 하든 반성을 하든 할 일이다. 김미화 때리기, 김미화 사과로 해결할 일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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